'가이드러너'라고 들어보셨나요.
시각장애인 러너의 눈이 되어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돕는 동반주자를 일컫는 말입니다.
비장애인이지만, 장애인 스포츠 대회에도 출전할 수 있는 사람인데요.
찰떡 호흡으로 전국장애인체전 동반 4관왕에 오른 김초롱 선수와 가이드러너 정수효 선수를 박종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.
[기사내용]
한 뼘 남짓한 끈을 나눠 잡고 트랙을 질주하는 두 선수.
다른 선수들과 월등한 차이로 결승선을 통과합니다.
400m 기록은 55.17초, 자신이 세운 종전 대회 신기록을 2.05초 앞당긴 김초롱 선수와 정수효 가이드러너입니다.
이번 대회 4관왕이라는 빛나는 성과에도 불구하고, 김 선수는 인터뷰 첫마디로 한국 신기록 달성을 놓친 아쉬움을 털어 놓았습니다.
[김초롱 / 제45회 전국장애인체전 4관왕 (충북장애인체육회) :
아쉬움을 좀 많이 느꼈죠. 일단은 400m 54초 못 깬 것하고, 100m 0.04초 차이로 못 깼거든요. 한국 기록이 그래서 그게 이번에 제일 아쉬웠던...
선천적 시각 장애로 5년 전 시력을 완전히 잃은 김초롱 선수.
한때 깊은 좌절에 빠졌던 그를 세상 밖으로 이끈 건 '육상'이었습니다.
처음에는 기록이 좀처럼 따라주지 않았지만, 그는 매 순간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며 불과 2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시각 장애인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습니다.
이제 그의 다음 목표는 태극마크를 달고 내년 아시안 패러게임에 출전하는 것입니다.
[김초롱 / 제45회 전국장애인체전 4관왕 (충북장애인체육회) :
인생에 목표가 있다는 게 참 행복한 것 같습니다. 그걸로 이제 부가적으로 여러 가지 할 수 있는 것도 많고 인생을 좀 즐기면서 살자가 제 목표에요.
트랙 위에서 마음껏 질주하는 김 선수 옆에는 그의 눈이 되어 함께 달린 가이드러너 정수효 선수가 있습니다.
100m를 10초대에 뛰는 육상 선수 출신 정수효 가이드러너는 김 선수와 함께한 지 불과 2년도 되지 않아
이번 장애인체전 4관왕과 ‘우수파트너상’을 수상하는 등 국내 최고의 가이드러너로 이름을 알렸습니다.
[정수효 / 제45회 전국장애인체전 4관왕 (가이드러너) :
(김초롱 선수와) 서로 이겨내고 같이 도전을 향해서 나아가는 모습이 저한테는 너무 좋은 추억으로 남은 것 같고 그걸 통해서 더 행복해지면서 더 오래 가이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.
시각장애인 선수가 코스를 벗어나지 않고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하는 것이 가이드러너의 역할.
비장애인이지만, 장애인 스포츠 대회에도 출전할 수 있는 필수적인 존재입니다.
그러나 가이드러너에 대한 국내 열악한 환경과 시스템 부재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.
[정수효 / 제45회 전국장애인체전 4관왕 (가이드러너) :
가이드 하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가이드 선수도 선수로 취급받을 수 있는 그런 월급 제도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.
HCN스포츠 박종혁입니다. (영상취재 : 신현균 기자)